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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적는 풍경들
도널드 트럼프의 정치 행보는 개별 정책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일관된 사고방식, 즉 국가를 공공 공동체가 아닌 개인이 운영하는 회사로 인식하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이 시선에서 대통령은 시민의 대표가 아니라 CEO가 되고, 국민은 권리의 주체가 아니라 성과를 요구받는 직원이 된다. 국부는 공공재가 아니라 경영 성과이며, 정치는 책임의 영역이 아니라 성과를 과시하는 무대가 된다.이 구조에서 가장 먼저 배제되는 존재는 이민자다. 이민자는 사회의 구성원이 아니라 비용과 위험 요소로 분류된다. 무력 사용과 강제 추방은 인권 문제가 아니라 질서와 효율의 문제로 포장된다. 문제는 이러한 논리가 외부인에서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비판자, 소수자, 비효율적이라고 규정된 집단 역시 언제든 같은 기준 아래 놓일 ..
처음에는 34인치 울트라와이드 화면이 많이 끌렸다. 작업 공간이 넓고 멀티태스킹에도 유리해 보여서 알파스캔 3425Q도 끝까지 고민했다. 다만 최종적으로는 사진 보정 용도를 가장 우선에 두고 판단하게 됐다. 스펙을 비교해보면 3425Q는 IPS Black 패널에 120Hz, HDR10 지원 등 체감용 요소는 분명 매력적이었지만, 색역 기준으로 보면 sRGB와 DCI-P3 중심 구성이고 Adobe RGB 수치는 공식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 반면 크로스오버 32UCA950은 4K 해상도에 sRGB 141%, Adobe RGB 약 97%, DCI-P3 100% 수준으로 사진 보정에서 중요한 색 표현과 디테일 면에서 더 명확한 장점이 있다고 판단했다.밝기와 명암비 역시 작업 기준으로 보면 납득 가능한 수준..
예산은 해마다 늘어난다. 중앙정부든, 각 부처든, 지자체든 숫자는 커진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국민이 체감하는 행정의 신뢰는 함께 자라지 않는다. 이 간극은 늘 “일부의 일탈”이라는 말로 덮인다. 하지만 같은 장면이 반복된다면, 그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공무원의 공식 근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명확하다. 그런데 그 시간은 행정 내부로 들어가는 순간 흐려진다. 근무 중 개인 쇼핑, 사적 용무, 외근과 출장이라는 이름의 공백. 무엇을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증명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다. 확인되지 않아도 문제가 되지 않는 구조에서는 근무시간 자체가 의미를 잃는다.관용차 역시 마찬가지다. 원칙은 공적 업무에 한한 사용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출퇴근, 주말, 개인 이..
이 사회는 끊임없이 묻는다.왜 결혼을 안 하느냐, 왜 아이를 낳지 않느냐고.그러나 정작 그 질문을 사회 자신에게는 던지지 않는다.결혼 적령기는 자연스럽게 늦어졌다. 주거, 일자리, 소득 구조가 그렇게 만들었다.그 결과 난임은 개인의 특수한 문제가 아니라 보편적 위험이 되었지만, 사회는 여전히 난임을 개인이 감당해야 할 변수로 남겨둔다. 지원금이 있다고 말하지만, 현실에서 체감되는 비용은 연간 수천만 원에 이른다. 아이를 원한다는 이유만으로 이 정도의 비용과 불확실성을 떠안아야 한다면, 그것은 장려가 아니라 시험이다.정책의 모순은 연말정산에서 더 노골적으로 드러난다.난임을 질병이라 인정하면서도 공제는 연봉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마치 소득이 높으면 덜 아프기라도 한 것처럼, 혹은 더 감당할 수 있어야 마땅..
요즘 체감하는 불합리함은 개별 사례가 아니라 하나의 공통된 구조에서 나온다. 저가항공, 의류와 운동화, 방송에 나온 식당과 장소까지 모두 같은 방식으로 움직인다.저가항공은 이벤트라는 이름으로 싸게 보이게 만들지만, 실제로는 편도 최저가를 미끼로 왕복과 각종 세금을 통해 가격을 키운다. 일정이 고정된 소비자는 “안 가면 된다”는 선택지를 쓰지 못하고, 불만을 품은 채 결제한다. 항공사는 그 패턴을 알고 있다.옷과 신발도 마찬가지다. 아크테릭스와 파타고니아 나이키,뉴발란스.기타협업등 는 원래 기능과 용도가 분명한 물건이었다. 등산하는 사람, 달리는 사람이 기준이었고 세일 때 사서 닳을 때까지 쓰는 소비가 정상적이었다. 하지만 유행과 노출이 붙자 가격은 급등했고, ‘한정판’이라는 명분 아래 리셀 시장이 붙었다..
요즘 예능을 보다 보면 웃음보다 먼저 구조가 보인다. 예전에는 제작진이 기획과 책임을 지고, 출연진은 출연료를 받으며 웃음과 서사를 제공했다. 역할은 분명했고, 예능은 ‘보는 사람’을 위한 장르였다.지금은 다르다. 관찰 예능은 공감이 아니라 관리의 형식이 되었다. 출연자의 일상은 삶이 아니라 일정표로 다뤄지고,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효율적으로 소화했는지가 기준이 된다. 웃음은 상황에서 나오지 않고, 평가와 편집 속에서 만들어진다.같은 설정은 이 구조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리얼함을 명분으로 출연자는 촬영을 하며 직접 비용을 부담한다. 제작비와 리스크는 출연진 쪽으로 이동하고, 그 부담 자체가 웃음 포인트가 된다. 일하고, 돈 쓰고, 그걸로 재미를 만들어야 하는 구조다.제작진의 노출 방식..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말보다 포즈가 앞선다.주인공은 전장을 가르지 않는다. 대신 지붕 위를 오르내릴 뿐이다. 높아진 것은 시야가 아니라 허공의 거리이고, 액션은 긴박함이 아니라 반복이다. 헌병특공대라는 이름은 무게를 갖지 못한 채 간판처럼 흔들린다.서사는 스스로를 설명할 용기를 포기한다. 치명적일 만큼 중요한 증거는 주인공의 손에서 은밀히 숨겨지지만, 그의 아내는 너무도 손쉽게 그것을 법정에 올려놓는다. 그 순간부터 이야기는 질문을 감춘다. 범인은 어떻게 알았는지, 왜 그 시점이었는지, 침입은 필연이 아니라 편의로 처리된다. 설명되지 않은 인과는 관객의 몫으로 떠넘겨진다.시간은 무책임하게 건너뛴다. 임신 소식은 고백이 아니라 정보처럼 흘러가고, 주인공은 급히 사건 현장으로 달려가며, 동료의 죽음이라..
최근 ‘주사이모’로 불리는 불법 시술 논란은 단순한 무면허 의료 문제를 넘어, 한국 성형·미용 의료 시장의 구조적 문제와 사회적 시선의 불균형을 동시에 드러냈다. 먼저 성형 수술과 미용 시술의 가격은 지나치게 높게 형성돼 있다. 보도에 따르면, 비용의 상당 부분은 의료 행위 자체가 아니라 브로커·중개 수수료, 광고비, 병원 브랜드 경쟁에서 발생한다. 일부 사례에서는 환자가 낸 수술비의 절반 가까이가 브로커 몫으로 돌아간다고 지적된다. 결국 성형 수술비는 단순 의료비가 아니라 유통 구조가 만들어낸 가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러한 고비용 구조는 단순 미용 목적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기능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도, 예를 들어 비염 등 이비인후과 코 수술조차 ‘성형’과 결합되면서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대 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