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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일 동안 타오르는 호국의 마음, 표충사 배롱나무 아래서 본문

느리게 걷는길

백 일 동안 타오르는 호국의 마음, 표충사 배롱나무 아래서

박산지 2026. 8. 16. 17:36

 

구름이 낮게 내려앉은 날, 산사의 배롱나무는 유난히 짙고 아련한 빛을 띱니다.

쨍한 햇살보다 흐린 하늘 아래서 더욱 선명하게 피어난 붉은 꽃송이들.

 

좋아하는 배롱나무의 마음을 닮은 염주 하나를 품고, 부모님의 천천히 걷는 발걸음에 맞춰 나란히 걸었던 그 길.

어쩌면 그날 마음에 담아온 것은 붉은 꽃빛보다 부모님과 함께 나눈 고요하고 따스한 시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마당을 스쳐 지나던 차분한 산사의 바람처럼, 오래도록 마음에 머무는 고운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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