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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래 있어서 묻지 않게 된 것들

남산 케이블카는 늘 거기 있었다.서울이 바뀌는 동안에도, 우리는 한 번도 그 존재를 의심하지 않았다.그래서 질문이 사라졌다.언제 시작됐는지,누가 운영하는지,왜 늘 같은 방식인지.사실 남산 케이블카는 1960년대 허가 이후한 번도 주인이 바뀌지 않았다.허가는 갱신됐지만, 질문은 없었다.“그동안 잘했으니까.”“괜히 흔들 필요 없으니까.”그 말들이 쌓여허가는 관행이 되었고,관행은 권리처럼 굳어졌다.남산은 모두의 공간이지만그 위를 오가는 케이블카의 수익은늘 같은 곳으로 흘러간다.이쯤 되면 헷갈린다.이건 민간 사업일까,아니면 공공시설일까.설악산은 더 조심스러운 이름이다.편리함이라는 말은 언제나 매력적이지만,자연은 한 번 밀리면 돌아오지 않는다.공공자산 독점은어느 날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잠시 빌린 허가가익숙함을 ..

트렌드 읽기 2025.12.20

이노센스 원죄의 변호사(イノセンス 冤罪弁護士) 후기

원죄를 규명하는 일은 분명 중요하다.하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의 억울함과 감정의 균열을 끝내 외면해 버릴 때, 정의는 오히려 더 큰 비극을 낳는다.이노센스: 원죄의 변호사는 바로 그 지점을 집요하게 보여준다.문제의 변호사는 법적으로는 치밀하다.그러나 그는 끝내 당사자의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가”라는 질문에는 다가가지 않는다. 절차는 완벽하지만 맥락은 비어 있고, 논리는 단단하지만 인간은 빠져 있다.그래서 보는 사람은 답답해질 수밖에 없다.설명되지 못한 억울함은 사라지지 않고, 결국 다른 형태의 폭력으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만약 누군가 원죄 속에 묻힌 억울함을 제대로 들여다봤다면그 인물은 연쇄살인마가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이건 단순한 가정이 아니라, 작품이 던지는 가장 잔인한 질문이다.“법이 죄를 ..

트렌드 읽기 2025.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