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리아, ‘부산의 꿈’이 공기업 리스크에 갇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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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리아, ‘부산의 꿈’이 공기업 리스크에 갇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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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의 오시리아 관광단지는 한때 ‘부산 동부권 관광 거점’이라는 거대한 비전을 품고 출발했습니다.
대형 테마파크, 쇼핑몰, 문화·휴양 시설이 들어서는 복합 관광단지.
하지만 수십 년이 지난 지금, 현실은 기대와 달리 끝없는 지연과 좌초 위기의 반복입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되는 것은 바로 부산도시공사의 행정 리스크입니다.

오시리아의 민간 개발 사업은 시행사 공모를 통해 추진됩니다.
문제는 도시공사가 절차를 늦게 진행하거나, 인허가 조율을 제때 하지 못하면서 착공이 지연된다는 점입니다.

시행사들은 이미 PF(프로젝트 파이낸싱)로 수백억 원을 조달한 상태에서,
공사가 멈추면 고금리 이자만 떠안습니다.
‘시간이 곧 비용'인 부동산 개발에서 이 지연은 치명적인 타격이 됩니다.

공기업의 행정 리스크가 민간 투자자의 금융 리스크로 전가되는 구조.
이것이 오늘날 오시리아가 발목 잡힌 근본 문제입니다.

더 심각한 건 부산도시공사의 태도입니다.
상황을 풀 책임이 있는 공기업이 지원과 조정 대신 꺼내든 것은 다름 아닌 환매권 행사였습니다.

대표적 사례가 쇼플렉스입니다.
도시공사는 착공 지연을 이유로 환매권을 행사했지만,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였습니다.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1심, 2심 모두 패소, 결국 대법원 상고 포기.
남은 건 수백억대의 소송비용 낭비뿐이었습니다.

비슷한 방식으로 트렌디 유스타운 역시 환매권 논란에 휘말리며 사업 지연과 금융 부담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사업에는 전국 17개 지역 농협이 750억 원을, 9개 저축은행이 600억 원을 합쳐 총 1,3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대출했습니다.
하지만 사업이 4년째 지연되면서 원금 회수 가능성이 불투명해졌고,
수십억 원의 이자 연체까지 발생했습니다.

이 때문에 농협 금융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피켓 시위를 벌이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졌습니다.
“지역 농협들이 존폐 위기에 몰렸다. 부산도시공사의 방관이 연쇄 부도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호소까지 나왔습니다.

형평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착공이 늦어진 사업장은 쇼플렉스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환매권 카드 오직 쇼플렉스에만 휘둘렀습니다.

“왜 특정 사업만 겨냥했나”
지역 사회에서 제기된 이 의문은 단순한 의혹을 넘어, 공기업 행정의 신뢰 자체를 흔들었습니다.

부산도시공사는 시민 세금과 민간 투자로 조성되는 부산의 미래 자산을 관리하는 주체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요?

늑장 행정으로 착공 지연,금융 부담은 민간에게 전가
,환매권 행사로 책임 회피,연이은 소송 패소로 혈세 낭비
이 악순환이 이어진다면 오시리아의 ‘부산 관광 메카’ 비전은 결국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환매권 같은 강압적 수단이 아닙니다.
신뢰 회복과 협력적 조정, 그것이 공기업이 존재하는 이유이자 역할입니다.

부산도시공사가 “관리자”가 아니라 “파트너”로 태도를 바꿀 때,
비로소 오시리아는 부산의 관광 미래를 현실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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