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체감하는 불합리함은 개별 사례가 아니라 하나의 공통된 구조에서 나온다. 저가항공, 의류와 운동화, 방송에 나온 식당과 장소까지 모두 같은 방식으로 움직인다.
저가항공은 이벤트라는 이름으로 싸게 보이게 만들지만, 실제로는 편도 최저가를 미끼로 왕복과 각종 세금을 통해 가격을 키운다. 일정이 고정된 소비자는 “안 가면 된다”는 선택지를 쓰지 못하고, 불만을 품은 채 결제한다. 항공사는 그 패턴을 알고 있다.
옷과 신발도 마찬가지다. 아크테릭스와 파타고니아 나이키,뉴발란스.기타협업등 는 원래 기능과 용도가 분명한 물건이었다. 등산하는 사람, 달리는 사람이 기준이었고 세일 때 사서 닳을 때까지 쓰는 소비가 정상적이었다. 하지만 유행과 노출이 붙자 가격은 급등했고, ‘한정판’이라는 명분 아래 리셀 시장이 붙었다. 입지도 신지도 않을 물건을 사서 되파는 소비가 당연해졌다.
코로나 이후 이 흐름은 더 심해졌다. 소비는 사용이 아니라 계산이 되었고, 물건은 삶에 들어오지 않고 시세표로만 존재한다. 오래 써온 사람, 꾸준히 해온 사람은 기능과 경험을 기준으로 판단하다가 오히려 시장에서 밀려난다. 바보가 된 게 아니라, 기준이 바뀐 것이다.
방송과 SNS는 이 구조를 가속한다. 티비에 한 번 나오면 “가야 할 곳”이 되고, 수요가 몰리면 가격은 오른다. 비싸진 걸 알면서도 사람들은 간다. 노출은 품질의 증명이 아니라 가격 인상의 신호가 된다.
이 모든 현상의 핵심은 같다. 가격이 올랐다는 사실보다, 비싸다는 걸 알면서도 사게 만드는 구조가 굳어졌다는 점이다. 이벤트, 한정판, 방송 노출은 혜택이 아니라 망설일 시간을 지우는 장치다. 그 결과 무너지는 것은 지갑이 아니라, 소비의 기준과 감각이다.
결국 우리는 지갑을 잃는 게 아니라, 판단할 시간을 잃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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