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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공화국을 끝내지 않는 한, 집값은 절대 잡히지 않는다 본문

정부는 집값을 잡겠다며 대출을 조이고, 세금을 손보며, 공급을 늘리는 정책을 반복해 왔다.
그러나 결과는 늘 비슷했다. 정치적으로는 정책이 활용됐지만, 집값은 잠시 주춤할 뿐 다시 상승했고 국민은 같은 불안을 반복했다.
이유는 명확하다. 정부는 집만 바라보고 있지만, 문제의 본질은 서울 집중에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사실상 '서울 공화국'이 되었다.
대기업 본사와 양질의 일자리, 명문대, 대형병원, 문화시설, 행정 기능이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사람들은 집을 사기 위해 서울로 가는 것이 아니라 기회를 찾아 서울로 간다.
결국 집값을 움직이는 것은 공급량보다 서울에 집중된 기회다.
그래서 공급 중심 정책은 분명한 한계를 가진다.
아무리 새 아파트를 지어도 수요는 서울과 서울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으로 몰린다.
지방에 집을 많이 지어도 일자리와 교육, 생활 인프라가 부족하면 사람은 떠난다.
집은 남고 사람만 서울로 향하는 구조가 반복된다. 공급만으로는 이 흐름을 바꿀 수 없다.
지방 분산 역시 보여주기식이어서는 안 된다. 공공기관 이전이 주소만 옮기는 '껍데기 이전'에 그친다면 지역은 살아날 수 없다.
핵심 의사결정 권한과 주요 기능, 전문 인력이 함께 이전해야 지역 경제도 함께 성장한다.
대학도 마찬가지다. 명문대 제2캠퍼스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지방 캠퍼스 입학생들이 쉽게 서울 캠퍼스로 전과할 수 있다면
결국 서울로 가는 우회 통로에 불과하다. 지방에서도 서울과 동등한 경쟁력을 갖춘 독립적인 교육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기업 역시 공장만 지방에 두고 본사와 연구개발(R&D), 핵심 의사결정 기능을 서울에 남겨둔다면 진정한 분산이라고 할 수 없다.
양질의 일자리가 서울에 있는 한 청년들은 계속 서울을 선택할 것이다.
정책 결정자들이 "집을 지어 공급했으면 됐다"는 수준의 인식에 머문다면 부동산 정책은 실패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무주택자와 신혼부부가 원하는 것은 부실공사 논란이 반복되는 임대주택이 아니라, 안정된 인프라와 생활환경을 갖춘 양질의 주거 공간이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집 한 채가 아니라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환경이다.
이제는 발상을 바꿔야 한다.
부동산 정책은 국토균형발전 정책과 함께 가야 한다. 기업 본사와 연구개발 기능, 공공기관의 핵심 부서, 우수한 대학과 교육·의료 인프라를 전국으로 분산해야 한다.
서울이 아니어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만들어야 사람도 움직이고 시장도 변한다.
부동산 문제의 해법은 더 많은 아파트가 아니다.
서울에 집중된 대한민국을 바꾸는 것이다.
서울 공화국을 끝내지 않는 한, 집값은 결코 잡히지 않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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